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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글쓴이 : 김땡땡 날짜 : 2014-06-29 (일) 17:20 조회 : 803


6.4 지방 선거 기간 동안 나는 박원순 캠프 선거운동을 했다. 너무 많은 의미부여보단 새로운 경험과 돈 벌기, 박원순 당선을 목표로 했던 선거운동. 경악스럽게 선거운동원은 나랑 장서영 뿐이었다.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거의 대부분을 나랑 장서영 단 둘이서 해야했다. 종이박스로 피켓을 만들고 둘이서 강북구를 책임지며 돌고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움직여야 했다. 심지어 자원봉사 마저 우리가 알아서 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당선이 최우선 과제이자 결과인 선거에서 나는 적지않은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껴야 했다. 어차피 두명 뿐이라 과정과 시도에 집중하려했지만 당선이라는 결과가 가장 중요한 선거 앞에서 막막함과 불안함은 어쩔 수 없었다. 유세차도 없고 현수막이며 포스터 마저 존재감이 없는 후보를 지지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또한 소통체계가 튼튼하지 않아 복잡하고 애매한 경우도 많았다. 아무리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준비해도 위로부터 내려오는 지시에 여러번 뒤엎어야했고 부족한 정보와 경험 속에서 나랑 장서영은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개인 사비로 소모품을 사야했고 차비를 내야했다. 그마저도 가진 돈이 없어 허덕여야 하는 열악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단 두명 뿐이라 존재감이 드러나기 어려웠고 미친척하기엔 후보의 이미지가 어떻게 보여질지 알수 없어 마음대로 하기도 애매했다.

길거리에서 선거운동을 하면 여러 가지 반응들을 볼 수 있다. 정치혐오가 기본 바탕인지 무시하고 지나가는 사람이 태반이었고 얼굴을 찌푸리는 사람도 태반이었다. 지나가는 말로 무시하기도 했고 정치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사람도 많았다. 가끔씩 응원의 눈길도 있었고 직접적으로 응원을 하거나 음료수를 사주는 사람도 있었다. 때론 사진을 찍거나 호기심을 보이는 사람도 볼 수 있었다.

 

선거운동을 하면 정해진 시간과 정해진 자원, 정해진 상황속에서 최대의 효율을 생각하게 된다. 투표연령만 맞으면 사람은 누구나 1표를 갖게 된다. 사회적 지위가 높아도 1표 낮아도 1, 돈이 많아도 1표 없어도 1, 가방끈이 길어도 1표 짧아도 1, 나이가 많아도 1표 적어도 1, 여자도 1표 남자도 1. 누구나 1표다. 주식처럼 지분이 많다고 권력이 많은 것이 아니다. 누구나 오직 1.

수 없이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 1표의 의미를 알고 있을까? 대통령도 1표고 나도 1표다. 이 말은 누구나 똑같다는 거다. 권력자가 고개를 숙이는 기간. 표를 구걸하는 기간. 무릎을 꿇고 절을 하고 눈물로 호소하는 기간. 그게 선거다. 그런데 이 1표는 똑같지만 똑같지 않다. 수없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나는 1표가 똑같을 수 없음을 느끼게 되었다. 1표의 의미를 아는 사람, 1표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 1표로만 끝내지 않을 사람. 그들의 얼굴을 보면 그들이 가진 1표가 단순한 1표가 아님이 느껴졌다. 물론 반대로도..

그나마 이런 생각이 내게 힘을 주었다. 표를 구걸하는 것이 아닌 당당히 요구하는 마음가짐을 만들어주었다. 그냥 던지는 표가 되지 말아야함을, 그냥 자기의 권력을 양도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어야 함을 말로는 못했지만 눈빛으로(소심하게) 계속해서 요구했다. 그래서 난 박원순 티셔츠를 벗고 흰티를 입었다. 물론 자원봉사자 코스프레를 한 것도 없잖아 있지만 구걸하기 보단 당당히 요구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그랬던 것도 있다.

결국 투표는 끝이 났다. 방에 들어가 한쪽 귀로 개표방송을 들었다. 박원순, 조희연이 유력하단 소리를 듣고 환호했다. 그리고 뭔지 모르게 확신을 하며 한쪽 귀로만 들었다. 결과는 당선. 별 감정이 들진 않았다. 기쁘거나 성취감에 휩싸이지도 않았다. 그저 정몽준이 되어 좌절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다행만있었다.

내가 뽑고 내가 지지하고 응원했던 사람이 당선되었다. 애증이 느껴지는 후보였다. 이제 나는 그에게 당당하게 요구하고 감시해야하는 의무가 생겼다. 그리고 언제든 욕할 수 있는 권리가 생겼다. 생애 첫 투표. 그 행동처럼 정치를 언제든 주시하고 경계하고 또 나 스스로 정치를 해야함을 되세기게 된다.

내가 권력자고 내가 주인이다. 내가 우선되어야 한다. 내가 국민이고 내가 주인이기 때문에. 약자를 보호하고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는 불가능 하더라고 모두가 납득하고 이해 할 수 있는 과정의 민주주의가 실현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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