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게시물 18건, 최근 0 건
   

한 여름 밤의 꿈_ 네팔 친구들과의 특별했던 만남! - 양지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3-09-14 (토) 10:24 조회 : 1652
_글을 시작하며...
 베시 마을의 ‘행복한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에 네팔 품 자원활동가로써 가슴 뜨거웠던 5개월의 시간을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 온지 어언 3개월이 지났다. 네팔의 햇살만큼이나, 그 곳에서의 삶이 뜨거웠던 탓일까? 한국에 돌아온 나는 네팔에 대한 향수병과 열병으로 한국이란 사회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 내게 네팔 친구들의 이번 한국 방문은 오랜 가뭄 끝에 장마 비가 쏟아지듯 그 동안 무미건조 했던 내 마음에 시원한 빗줄기처럼 느껴졌고 아이들이 네팔로 다시 돌아간 지금, 그 일주일의 시간이 마치 한 여름 밤의 꿈처럼 남아있다. 남스 학교의 이번 한국 방문이 (위에 말한) 나의 개인적인 의미 뿐 아니라, 더 의미가 있었던 것은 작년, 한국청소년들의 네팔 방문에 이은 연결점으로 이번 문화교류프로그램이 한국에서 이어졌기 때문이다.
  
_어색했던 첫 만남
 극적인 첫 만남을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네팔*한국청소년들의 첫 만남은 어색하기만 했다. 작년 홈스테이를 함께 했던 친구들만이 서로의 안부를 나눌 뿐, 대부분 다들 처음 만난 사이라 무슨 말을 나눠야 할지 망설이는 모습이었다. 더군다나 서로의 언어가 달라 대화는 점점 더 어려워져갔고 급기야는 눈빛만 주고받는 사이가 되어버렸으니.... 친해지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고 몸을 이용한 게임을 시작했다. 서로의 살갗을 부대끼고 이름을 불러주니 비로소 서먹서먹했던 아이들의 몸짓과 목소리가 원래 자리를 찾고 분위기도 살며시 녹아내렸다.
p1.jpg
 
_조금 더 깊이 있게!
 다음 날, 한국의 음식문화에 대해서 배워보고 직접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생전 본적 없는 김치와 김밥에 대한 호기심으로 아이들의 두 눈이 반짝였다. 정성을 다해 돌돌 말은 김밥을 보며 서로 누가 더 잘 만들었는지 우리끼리 품평회를 마치고 시식에 들어갔다. 아이들이 직접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서였을까? 아이들은 그릇을 싹싹 비워 낼 정도로 배불리 잘 먹었다. 이후 광명 청소년 축제에 참여, 네팔의 전통춤과 국가로 축제의 오프닝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큰 무대 에 처음 서보는 아이들이라 긴장한 듯 보였으나 연습한 만큼 멋지게 실력을 뽐냈다.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아이들은 짧은 공연이었지만 한국의 친구들에게 네팔에 대해서 알릴 있었던 시간이었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아이들은 뿌듯해 하며 무대에서 내려왔다. 아이들은 청소년축제참여를 통해 네팔에 대해서도 알리고 한국의 또래친구들이 어떤 노래를 즐겨 부르는지, 어떤 춤을 추는지를 그들의 관심사를 엿 볼 수 있었던 특별한 시간이었다.
 
p2.jpg

_한국의 정을 느낄 수 있었던 홈스테이와 눈물 콧물 쏙 빠졌던 작별의 시간
 
멀리 떠나있다 오랜만에 집에 온 자식을 맞아주듯, 네팔 친구들을 반갑게 집으로 초대해 준 한국가족들.
어느 나라든 부모님의 마음은 같은 것일까? 먼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친 자식처럼 아낌없이 다 내주시려 하시는 부모님들의 모습을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더 좋은 곳을 보여 주시려고,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시려고, 내 집처럼 편안한 잠자리를 내어주시려고 하시는 부모님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다. 말을 잘 통하지 않았지만, 그 마음만으로 한국의‘가족’이 가지고 있는 그 뜨거운 온기가 고스란히 아이들의 마음에 전해지는 시간이었다.
 
광명친구들과의 마지막 날, 저녁식사와 그동안 함께 했던 시간들을 정리하는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 함께 했던 활동사진을 보며 기억을 되짚어보기도 하고 서로의 추억을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은 홈스테이를 통해 밥을 같이 먹고, 잠을 같이 자면서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서인지 어느새 작별의 시간은 한바탕 눈물바다가 되었다. 한국말로 “어머니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눈물을 글썽이던 친구의 모습과 “우리 집에서 평생 데리고 살고 싶어!”라고 말씀 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찐-한 포옹으로 다음만남을 기약하며.. 아쉽지만 가슴 훈훈해졌던 작별의 시간을 가슴에 안고 숙소로 돌아왔다.
pp6.jpg
 
_광명 친구들과의 아쉬운 이별을 뒤로 하고 (재)청소년 사람사랑 친구들과의 새로운 만남.
 적절한 표현일진 모르겠으나 사람으로 받은 상처 사람으로 치유하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이전의 광명친구들과의 한바탕 만남이 있은 뒤여서 그럴까, 새로운 친구들에게 더 쉽게 마음을 열고 지난 이야기를 나누면서 급속히 친해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장승 만들기와 석화공예 체험을 위해 정감 있는 우리네 시골 마을을 방문했다. 가는 내내 창밖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며“네팔의 시골 풍경과 너무 똑같아요!”라는 말을 연거푸 내뱉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7시간이나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먼 나라, 한국에서 네팔과 비슷한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반가웠나보다. 짧은 여정이지만 이 안에 서 아이들이 새롭거나, 비슷하거나, 다른 것들을 발견해 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 또한 신이 났다. 처음 만들어 보는 장승과 석화공예가 신기한 듯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자신만의 작품세계에 빠져 초 집중하던 아이들! 완성된 작품들이 행여나 다칠까 고이고이 가슴에 품고 숙소로 돌아왔다.
 
친구들과의 관계가 무르익을 무렵, 친구들에 대해서 집중 탐구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주어진 미션에 따라 친구에게 질문을 던져보고 이후에는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날카로운 질문들도 쏟아내기 시작했다. 친구의 꿈은 무엇인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취미는 무엇인지, 잘 몰랐던 친구에 대해 하나씩 알아 갈 때마다 친구들의 표정이 오묘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10년 후, 꿈을 이룬 친구의 모습을 상상이라도 하고 있는 것이었을까? 이후, 네팔*한국의 동요를 직접 알려주고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의 노래를 알려주는 아이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어려운 발음도 척척 소화해 낸다. 노래에 맞는 율동까지 열심히 따라한다. 짧은 시간 어렵게 배운 동요이지만 아이들에겐 가장 기억에 남는 동요가 되지 않았을까? 그날 밤, 늦은 시간까지 아이들의 방에서 동요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p7.jpg
 
_특별하진 않지만
네팔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분수! 에서의 한바탕 물놀이는 그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훌륭한 놀이 친구가 되었다. 물에 흠뻑 젖은 생쥐꼴이 되었지만 표정만큼은 세상을 다 가진 듯 하다. 어떤 큰 목적을 가지고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은 아니었지만 흐르는 물 속에서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친구들과의 마지막 밤, 둥글게 모여 앉아 친구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본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친구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그리고 천천히 머리 속에 친구의 얼굴을 그려 넣는다. 친구와 마주하고 있는 눈빛이 꽤나 쑥스러운지 몸둘바를 몰라 몸을 베베 꼬고 이리저리 방황하는 눈동자를 주체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p9.jpg
 
_떠나자. 바다 속으로! 
 북쪽으로는 거대한 히말라야 산맥, 남쪽으로는 넓디넓은 인도대륙 사이에 접해 있는 네팔. 때문에 바다를 볼 기회가 없었던 네팔 친구들에게 이번 바다 여행은 단연 최고의 시간이었다. 백만 스물 두 개의 팔굽혀 펴기를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해내는 에너자이저처럼.. 네팔 친구들의 바다 속 물놀이도 지치지는 줄 모르고 이어졌다. 튜브를 타고 넘실넘실 물살에 몸을 내던진 아이, 어떤 돌이 바다에서만 볼 수 있는 돌이냐는 질문과 함께 매끈매끈한 돌들을 찾아 나섰던 아이, 수영장에서 배운 수영실력을 파도를 가로지르며 뽐내던 아이, 처음 본 조개껍데기가 마냥 신기했는지 조개 껍데기를 한아름 주워온 아이, 해파리에 난생 처음 쏘여 본 아이... 그렇게 네팔 아이들은 넓디 넓은 바다에서 다양한 추억들을 가지고 갔다. 그리고 한국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저녁, 일주일간의 여행을 정리하며 아이들의 생각들을 들어 보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 시간을 찬찬히 되짚어보며 네팔 친구들은 한국의 청소년 문화, 음식문화, 가족, 자연 그리고 행복에 대해서 그간의 생각들을 나누었다.
 
“한국의 가족들은 정이 많고 바쁘며 한국의 음식은 맵고 다양하며 사람들은 하나의 냄비에 음식을 담아 나눠먹는다. 한국의 청소년들은 현대적인 음악과 춤을 선호하며 한국 사람들은 손님을 위해 준비한 음식들을 맛있게 잘 먹을 때 행복해 한다. 또한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때, 그리고 자신들의 네팔의 전통적인 것을 보여줄 때 행복해 한다.”
아이들은 짧은 일주일이란 시간 속에서도 네팔과 한국의 문화가 서로 어떻게 다른지를 많이 알게 된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러한 다름을 통해서 자신이 살고 있는 네팔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을 가졌다.
 
늦은 저녁, 물놀이와 저녁밥상을 차리느라 지쳤을 법도 한데 아이들의 눈은 초롱초롱 빛난다.한국에서의 마지막 밤이 아쉬운지 짐을 싸는 아이들의 손이 천천히 움직이는 듯 느껴졌다. 우리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불꽃놀이를 하러 바다로 향했다. 반짝 반짝 빛나는 불꽃처럼 아이들의 마음 속에도 이번 여행이 반짝 반짝 빛나길.. 바래본다.
p5.jpg

 
_ 이번 문화교류프로그램을 함께 하면서 개인적으로 몇 가지 아쉬웠던 부분들도 있다.
사람을 맞이하는 준비의 마음, 천천히 바라보고 느낄 수 있는 여유, 무엇을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부족이 그것들이었다.
네팔의 아이들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기대했던 것은 무엇을 하고 볼 것인지에 대한 것 보다는 한국 친구들과의 만남을 무엇보다 기대했을 것이다.
1년간 그리움이 컸던 만큼이나 이번 재회의 순간에 그것들을 잘 풀어낼 수 있는 마음의 준비과정이 필요했다. 단순히 한국을 방문했다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한 지난 시간을 나누고, 앞으로 지속 될 시간들을 나누고, 그리고 아이들을 맞이한 현재의 시간들을 깊이 있게 가져가기 위한 아이들 마음 속 준비가 되어있었더라면 지금보다 더 깊이 있는 만남이 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임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은 결국 나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그 아이들과 함께 하는 나는 얼마큼의 준비를 했는가? 아이들을 만남을 준비하면서 자기고민을 충분히 하였는가? 아이들과 무엇을 바라보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을 얼마만큼
나누고자 했는가? 단순히 한국이라는 사회의 겉으로 보여 지는 현상만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균형 잡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안의 개인의 생각이나 경험, 고민들을 더 나누었더라면 하는 아쉬움 남는다. 그 때문이었을까? 빡빡한 일정 안에서 여유를 찾기 어려웠던 것은...물론 약속시간이 3시라면 3시부터 집에서 나갈 준비를 한다는 네팔 사람들의 천성을 타고나서 아이들이 느릿느릿 하기도 했고,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경험해주게 해야 하다는 마음 때문에 더욱 빡빡하게 돌아간 일정이었지만 서로 조금 더 준비가 되었더라면 그래서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었다면 충분히 바라보고, 충분히 느끼고, 충분히 즐기고 좀 더 깊이 있게 담아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일주일간의 시간이 한국과 네팔 친구들에게는 잊지 못할 시간이 되었으리라. 이번 한국 방문이 아이들의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게 하는 하나의 에너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국의 음식, 가족, 문화, 자연, 또래 친구들의 모습을 통해 자신이 속한 네팔이라는 나라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더 온전히,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비교나 선망의 대상으로서 한국을 기억하는 것이 아닌, 네팔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_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조화롭게 움직이는_ 안에서 이번 방문을 아이들의 기억 속에, 가슴 속에 오래오래 품기를 희망해 본다.



 
 
 

   

 
Copyright ⓒ www.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