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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여성의집 유미옥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3-07-05 (금) 18:30 조회 : 1806
 
그녀에 대한 첫 기억은 심한기 선생님으로부터였다. 2005년이었던가... 첫 여행 이후로 내내 그리던 히말라야와 8년만의 재회를 준비하고 있을 무렵, 뜻하지 않은 금일봉에 감격한 그의 모습이 기억난다. ‘미옥이 누나’가 돈을 보냈다고 했다. 성북동 달동네에서 20년 가까이 빈민운동을 하셨고, 현재는 도봉 여성의 집의 수장으로, 도봉지역단체 네트워크에서 만났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이름으로만 알고 있던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2006년. 그 때도 역시 그녀의 초대로 이루어진 점심식사 자리였던 걸로 기억한다. 단아한 느낌. 여성스러움이 물씬 풍겨나는 옷매무새와 달리 그녀의 눈빛은 강하고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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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콩 순두부.
녀가 추천하는 음식점은 공통점이 있다.
국적이고, 정갈한 음식, 동네서 한 목소리 할 것 같은 아주머니들이 늘 많고,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만큼 음식 맛은 보증수표. 인원수까지 진작에 파악한 수저와 물수건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명숙샘과 기다리고 있는데, 유미옥 선생님이 먼저 도착하셨다.
"여기 콩비지 진짜 맛있어!"

심한기 선생님과의 인연
2001년 도봉 지역단체 모임에서 만나셨다고 한다. 사람에 지쳐있을 무렵, 조금은 냉하게 거리두기를 하고 있던 그녀에게 ‘누님, 누님’하면서 다가오는 그가 이상하게 친근했다고 한다. 솔직하고 담백한 느낌이 좋았다고.
도봉 지역단체 모임에서 심한기 선생님을 만나면서 많은 자극을 받으셨다고 했다. 들켜버린 것 같은 느낌. 관성, 세월의 때.. 스스로 비겁하다고 느껴졌던 순간에 대한 고백. 치열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 가지는 지나친 자기반성이리라.
두 분이 막역해진 것은 몇 년 안 되었다. 아마도 내가 기억하는‘미옥이 누나의 금일봉’그 즈음부터인 것 같다. 정확한 계기는 알 수 없으나, 오랜 시간 지켜보며 쌓아온 신뢰와 애정, 무형의 연대가 둘 사이에.. 존재한다.
너무 이쁜 후배들
아직 심한기 선생님이 도착을 안 하셨다. 오시기 전에 칭찬이나 실컷 듣자. 호호호..
사실 유미옥 선생님의 과한 칭찬과 애정에 몸 둘 바를 모를 때가 많다. 치열하지 못한 후배들을 보면 울화가 치민다는 선배의 말. 품의 친구들을 보면 ‘요즘도 저런 청년들이 있구나’싶어서 위안이 된다고.. 이뻐죽겠다고 하신다. 시대가 변했다지만, 20년 선배의 삶과 지금 나의 삶을 비할 데가 있겠는가. 화끈거리는 얼굴을 웃음으로 무마하며, 스스로의 치열함을 반문하기도 한다.
여성의 집 자립전략
품의 이사계획과 재정사정에 대해 물으신다. 그리고 이어지는 여성의 집 자립 전략!
여성의 집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여기 저기 빚도 참 많이 냈다고 하셨다. 임원들에게, 후원자들에게, 언론사 직원들에게, 심지어는 모금행사 차 건너간, 일본에서까지... ^^;;
그 빚을 어떻게 갚았는고 하니... 그 비결은 다름 아닌 화장품! 회원여성들의 생계수입이기도 한 이 상품은 재료의 가공부터, 제조, 포장까지 공동작업으로 만들어진다.
“저희도 가서 알바 좀 하면 안될까요...? ^^;;”
“보통 노가다가 아니야”
어떻게 상환할까요?
여성의 집을 준비하면서 진 빚을 어떻게 상환할까 고민하다, 투자자(?)들을 한 자리에 모은 자리. “어떻게 상환할까요?”하하하. 한 사람씩 고액부터 할지, 소액부터 할지, 작은 금액씩 나누어 할지 의논한 결과...‘10만원씩’하기로 결정을 한다. 그녀의 당당함과 그 당당함을 기꺼이 받아들인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이상하게 웃음이 난다.
"당당하게 요구하고, 미안해 말자. 인생구원의 기회를 주었으니, 고마워할 일 아닌가" 라는 그녀의 말. 비영리단체의 모금전략 강연이나 책자에서 익숙히 들었던 그 이야기가 새삼 가깝게 느껴지며, 유쾌해진다.
 
조금만 기다려봐
품은 돈이 필요하지 않냐고, 돈으로 돕고 싶은 단체라고 하신다. 오랜 지하 생활을 걱정하며, 이사할 만한 공간을 내가 좀 알아봐주면 안되겠냐고 하신다. 해드린 것도 없는데.. 분에 넘치는 그녀의 애정이 한편 놀랍기도 하다.
받은 만큼 주는, 혹은 되받기를 기대하는 그런 관계가 있다. 정보의 공유든, 인간적 교류든.. 주는 동시에 기대하고, 의도적이진 않더라도 주려고 노력한다.
어쩌면 그녀의 애정은 주는 행위 그 자체에 의미를 둔 그녀만의 실천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녀가 바라는 보답은 자신에게 돌아오는 호의가 아니라 후배들의 삶인지도 모르겠다. 미안하기보다는 고맙고, 힘도 나지만 어깨가 무거워지기도 한다.
늘 핑계 많은 무심한 후배들에 대한 그녀의 애정에 감사하며....
조금만 기다려보라는 사람이.... 한 명 더 늘었다. ^^
10.jpg지금 만나러 갑니다 ∙ 도봉여성의 집 유미옥
 
 
* 출처 : 두레품 2007년여름 _ 오랜만입니다
* 글쓴이 : 유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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