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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부모를 만나다. (이정주부모님 편)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3-07-05 (금) 18:28 조회 : 1619
 
품 사람들에게 그들의 부모님을 만나는 것은 반갑고도 부담스런 일이다. 우리의 일이 그아무리 좋은 뜻과 의미가 있다 할지라도, 자식들이 고생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은 것이 부모네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내용은 몰라도 우리가 하는 일을 그저, '그저 우리 딸을 믿는다'는 마음으로 바라봐주는 그들. 그저 그 믿음 하나로, 가끔 맛있는 김치와 짱아찌를 보내주시기도 하고, '우리 딸이 왜 이렇게 말랐냐'고 은근한 압박을 넣으시기도 하며, 우리들의 과체중을 걱정하는 메일을 보내시기도 한다.
그러나 가끔, 딸들이 밤새는 소식을 들을 때나, 집에 한 번 내려오라는 당연한 요구가 실현되지 못할 때, 이웃집 딸이 시집 잘 가서 사위 덕 본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상하시는 날에는 '거기 언제까지 있을꺼니' 물으시는...부모 마음이다.
언젠가 한번 이들의 이야기를 실어봐야겠다 생각했었는데, 마침 이 딸이 막 유학을 간데다, 서울 사는 핑계로 이 분들을 먼저 뵙기로 한다.
 
이정주.
현재 품의 직원은 아니다. 2기 청소년문화복지아카데미 대학생과정(2003년) 출신이고, 2004년 품의 인턴으로 활동했던 이 사람은, 유독 나가서도 남은 것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었다. 행사 때마다 한 몫 해주기는 물론, 가끔 밥해준다고 몇 시간씩 주방을 차지하는 게 어색하지 않은, 아직까지도 품의 정체성과 사업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과 제안을 할 수 있는 사람.
품 활동 첫 해, 첫 사업을 함께 했던 나로서는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기도 하고, 녀석을 통해 인연이 된 그 부모님 또한 남다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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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예.. 어머님, 12시 전에 들여 보내겠습니다"
번번히 지켜지지 않을 거짓말을 내 몫으로 남겨놓고, 뻔뻔히 전화통을 들이밀던 녀석.
그런 이정주가 어학연수 차 캐나다로 떠났다. 그 언니도 해외연수 중이니, 두 분뿐인 생활이 적적하진 않을까. 정주 없어도 가끔 뵙자고 했던 약속을 기억하며, 전화를 건다.

“정주야, 너 늦게 안 기다려서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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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을 타국에 보내놓고 어떠시냐고 물었다. 사람 좋아하고 술 좋아하는 딸 기다리기가 일이었던 엄마는 밤마다 애태우지 않아서 좋다고. 말씀은 그렇게 하신다.
하긴, 천주교 월간 미사책 만드는 일을 하는 그녀의 일과를 듣고 있자니 적적하실 틈이 없으시겠다. 나와 비슷한 일을 하고 계시는 덕에 심심한 위안의 말씀도 덤으로 들으며, 소식지의 내용과 편집에 대한 조언을 구해본다.
정주의 언니인 두 분의 장녀는 우리 사회에서 말하는 흔히 엘리트로 분류될 수 있는 사람이다. 우리 나라에서 최고로 치는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내심 기대를 가졌던 두 분에게 '사서가 되기 위해 대학을 다시 가겠다'는 그녀의 선언은 충격적이었으리라.
쉽지는 않은 과정이었겠지만,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고 말할 수 있는 두 분이 실로 대단하게 느껴진다.
“ 한 시간 강의를 하려면 두 시간은 고민을 해야거든”

아버지 말씀 중에 어디서 많이 들어본 대목이 나온다. 성당에서 초신자를 위한 교리교사 활동을 하고 계시는 정주아버지. 그의 교육 철학이 '아이들과의 세 시간 만남을 위해 서른 시간을 준비한다'는 품의 실천 철학과 닮아 있다.
처음 성당에 온 이들에게 '하느님이 정말로 존재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그들 스스로 신앙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생각하게 한다는 그. 철학자 같은 느낌이 나는 그의 이야기 속에 긴 시간 고심한 흔적들이 묻어난다.
그러고 보니, 몇 번 뵌 적이 있는데도 아버지와는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다. 그의 철학과 교육관을 진하게 한번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생활은 어떻습니까?”

아,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이다. '어렵지만, 열심히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라고 말씀드린 뒤, '하하하' 로 마무리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후원개발 컨설팅.
품 같은 NGO 단체가 뜻을 펼치려면 재정적 안정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으시면서, 민간 후원 및 기업후원의 필요성을 강조하신다. 또한 민간 부분에 있어 종교단체 및 신앙인들 또한 중요한 자원임을 일러주신다.
그리고 이 대목에서 빠질 수 없는 질문. '단체의 사명이 무엇인가' 에 대한 내부의 고민을 두 분으로부터 다시 확인받는다. 뜻밖의 성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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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해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어요.
어디서든 최선을 다하세요.
건강도 열심히 챙겨야 합니다.
건강해야 좋은 일도 할 수 있는 법이지요.
딸들을 걱정하는 부모님답게 건강에 대한 당부를 잊지 않으신다.
짧지만, 따뜻했던 만남.
나의 부모님과 혜진의 부모님, 하나의 부모님,
아직 한번도 뵙지 못한 명숙의 부모님을 생각한다.
언젠가, 그분들의 도닥임을 받으며,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을 수 있기를,
다시 시작할 힘을 얻을 수 있기를,
또한 당신들의 삶에 가슴 따뜻한 에너지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 출처 : 두레품 2006년 9-10월호 _ 주주, 만나면 좋은 이유!
* 글쓴이 : 유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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