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게시물 17건, 최근 0 건
   

똥꼬바지의 전설 (about 김민)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3-07-05 (금) 18:14 조회 : 1912
min.jpg바야흐로 2006년 5월 25일. 아직은 이른 밤.
누군가 기척도 없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온다.
눈에 들어온 이미지가 뇌로 전달이 잘 안 되는 찰나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린다.
‘하하하... 약속 지키러 왔습니다. 삼겹살 먹으러 갑시다!’
이게 누군가? 민이오빠가 아니더냐...

약속? 
2002년 서울, 청주, 광주 세 지역의 실무자과정과 한여름의 더위를 무색하게 만들었던 대학생과정의 청소년문화복지아카데미를 마친 어느 날, ‘조만간’ 품에 오셔서 삼겹살에 시원한 쐬주 한 잔 사신다는 약속.
그때의 약속이 조촐한 술자리를 만들었다. 약간은 찬 밤바람, 찬 소주, 꼬물거리는 해삼이 작은 테이블을 꽉 채운다. 허나, 항상 이런 자리에는 그보다 더 맛깔스런 안주거리는 항상 따로 있더라.

안주거리
사람들이 모이면 왜‘옛이야기’라는 놈은 맛깔스런 안주가 될까?
기억되는 시간의 색깔과는 관계없이 그 안에 내가 있고, 네가 존재했었기 때문이리라.
심한기와 김민의 인연이 시작된 10여년 전 유네스코 청년원의 이야기로 상차림이 시작된다. 두 남자는 옛이야기를 전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당시의 열정을 함께 느끼게 해주는 넉넉함을 잊지 않는다. 2002년 대학생 아카데미 때 교수님의 부드럽고 샤프한 이미지를 한 번에 깨준 똥꼬바지 사건. 
이 사건이 아직까지 회자되는 이유는 점잖은 교수님의 거침없는 젊음과 어린 제자들의 짓궂은 장난 너털웃음을 보이는 그 푸근함 때문일 것이다. 몇몇 품 여인네들의 여린(?) 마음을 설레게 했던 멋쟁이 교수님과 함께 하는 오늘의 안주거리가 참으로 유쾌하다. 기분 좋은 웃음을 지어내는 그의 얼굴을 아주 천천히 들여다본다.
그는 왜 이 약속을 잊지 않고 오게 되었을까? 그건 아마 품을 함께 걸어가고 있는 친구라 여기기 때문이 아닐런지..

그 안에서 변함없는 청년을 만나다

난 지금 벅찬 감동을 안고 PC앞에 있다.
그 감동의 흐름을 온 몸으로 받으며 이렇게 자판위의 다섯 손가락, 열 손가락에 그 미세함의 파동을 그대로 옮기자니.
아ㅡ 그것은 쉬이 잡지 못하는 몽상가의 꿈이련가. 그러나 그것은 현실이다.

청소년문화복지아카데미.
나의 20대와 30대를 거쳐 모아온 큰 경험의 소산. 이 과정에 모인 젊은 그대들을 보며 언제나 지친 그리고 지칠 수밖에 없는 나를 추스리는 큰 힘을 맞닿는다.

오늘 만난 나의 후배들에게 난 조용히 묻는다. 그리고 부탁한다. 정말로 오늘 같은 마음으로 평생을 이었으면.... 적어도 십 년만 이었으면 하는 바램을. 그대들이 함께 한다면 난 외롭지 않으리. 그리고 힘을 얻을 것임을 난 확신한다. 정말로 부탁한다. 이 마음 그대로 <<적어도 십년만>> 나와 함께 하길. 청소년 이름이 붙은 현장에 여기 모인 후배들의 명패가 붙기를 진곡한 마음으로 난 부탁을 한다. 정말로. 그렇다면 적어도 우리 사회의 청소년현장의 지도는 5년, 아니, 10년을 앞당길 것이란 확신을 하며.

아무쪼록 젊은 그대들에게 큰 기대를 갖는 우리 30대의 마음을 알아주시길. 그리고 함께 하길. 부탁한다.
나 역시, 그대들과 함께 하는 그 자리에서 변치 않는 모습으로 같이 있을 것임을 약속한다.
그래서 오늘은 감히 말하건대 약속의 날이다. 약속을 함으로써 믿음을 서로 나누는 나눔의 날이다.
난 그래서 오늘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2002년 아카데미의 마지막 밤. 홀연히 사라지신 교수님이 홈페이지에 남긴 글이다. 그의 떨림이 고스란히 글에 담겨져 있고, 지금도 한결같은 모습은 빛이 바래지 않았다. 청년에게서 전해져 오는 심장의 깊은 파장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 파장은 산 능선의 시원한 바람이기도, 용암 같은 열기이기도,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이다.

얼마 전, 잠시 만난 자리에서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는 그를 만났다.
곧 40살의 나이가 코앞이라는 말은, 시소효과처럼 오히려 그의 존재가 더욱 선명해 짐을 느낀다.
술자리가 끝나고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잡으려 길가에 서 있는 두 사람의 어깨를 본다. 저 두 어깨에서 온 세상의 문제가 풀릴 것같은 한순간의 환영을 본다.약간은 취기 오른 모습으로 기분 좋은 너털웃음을 남기며 택시에 오르는 그를 보내고 돌아오며, 자연스레 나의 심장에 손을 얹어본다.

출처 : 두레품 2006년 5-6월호
글쓴이 : 강명숙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13-09-17 13:44:52 품 소통_홍보하기에서 이동 됨]

   

 
Copyright ⓒ www.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