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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을말한다. 둘] 품의 사회복지 역사 _한덕연(사회복지정보원)

글쓴이 : PUM 날짜 : 2014-01-23 (목) 16:09 조회 : 2958
품의 사회복지 역사
 
사회복지적 철학에 근거한 품의 역사에서 사회복지 측면에서는 어떠한 성장과 자극이 가능하였는가?
 
 
 
1. 품은 청소년을 자기 삶의 주인으로 또한 자기 복지활동의 주체로 세워 왔습니다.
사람은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야 합니다. 자기의 삶 그 실질은 자주성입니다. 자주하지 않으면 자기 삶이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주하지 않으면, 주는 대로 먹는 짐승이나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기계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자주하지 않으면 이 아니라 생존에 불과합니다. 인격적 생명력을 사실상 상실하는 겁니다.
 
자주성의 핵심 요소는 당사자의 주체의식과 역량입니다. 주체의식이 있어야 자주하려 할 것이요, 역량이 커질수록 자주하는 일이 많아지고 수준 또한 높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을 도우려면 당사자 그 사람의 주체의식과 역량을 회복·개발, 유지, 개선·강화하는 방식으로 도와야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복지사업으로써 오히려 이 자주성을 허물곤 합니다. 복지사업에서 당사자가 자기 복지의 주체로 서지 못하고 대상화하는 일이 많습니다. 후원·봉사 대상자, 보호 대상자, 교육·훈련 대상자, 치료 대상자, 생활지도 대상자, 심하면 관리 대상자 신세가 되기도 합니다. 당사자의 삶인데, 당사자의 복지인데, 사회복지사나 교사가 기획 선택 통제함으로써 당사자가 본인의 삶에서조차 소외되곤 합니다.
 
당사자를 사람으로 본다면 이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복지의 주체는 당사자 본인입니다. 복지를 이루는 데 당사자가 주인 노릇 하게 해야 합니다. 복지는 당사자가 이루고 누리는 당사자 본인의 삶이 되게 해야 합니다. 복지 사업을 계획할 때는 당사자와 의논해야 합니다. 당사자에게 제안·설명하거나 혹은 당사자가 제안·설명하도록 부탁해야 합니다. 당사자의 계획이 되게 해야 합니다. 당사자를 기획의 주체로 세우는 겁니다. 지금 당사자가 없고 나중에 모집해야 한다면 혹 모르나, 당사자가 있는데도 당사자의 참여 없이 기획하는 건 온당치 않습니다.
 
품은 청소년을 사람이게 했습니다. 자기 삶을 살게 했습니다. 자기 복지의 주체로 서게 했습니다. 품은 청소년으로 하여금 스스로 자기 삶을 꿈꾸고 설계하고 만들어 가게 도왔습니다. 청소년으로 하여금 청소년 문화를, 청소년 활동을, 청소년의 삶을, 청소년의 상황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저항하고 대안을 찾게 했습니다. 청소년이 청소년 활동을 기획하게 했습니다. 청소년이 청소년 활동을 선택·통제하고 주체로 참여하게 했습니다. 청소년들의 주체의식과 역량을 살려 청소년 복지를 이루게 도왔고 이런 생각과 방식을 청소년들과 청소년 복지계에 퍼뜨렸습니다.
 
 
 
2. 품 활동가들은 도전하고 개척하는 사회복지사 도사들입니다.
척박한 복지 현실에 좌절하지도 않았고, 소위 좋은 조건을 구하지도 않았고, 남이 만들어 놓은 기관에서 선배들이 해 온 것을 답습하거나 적당히 타협하며 안주하지도 않았습니다. 더 멀리 내다보고, 더 크게 생각하고, 더 높은 뜻을 세우고, 열정을 쏟아 힘써 도전하고 개척했습니다. 그렇게 사회복지, 청소년복지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왔습니다.
 
변화와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능동적으로 안으로는 꾸준히 자신을 혁신해가면서, 밖으로는 더 높은 목표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새로운 현장과 사업을 만들어왔습니다. 청소년복지의 오늘과 내일을 능동적으로 설계하고 만들어 가는 모습, 참으로 창의적이고 줏대 있는 복지인의 삶을 보여 주었습니다.
 
 
 
3. 품의 역사는 배우고, 나누고, 가르치는삼락의 역사입니다.
품 일꾼들은 꾸준히 공부하고 궁리하고 적용하여 배움에 진보 또 진보를 이루어 왔습니다. 그로써 청소년복지를 날로 개선·개발·혁신해 왔고, 그 배움과 성과를 나누어 왔습니다. 이렇게 배우고 성장하는 재미, 공유하는 재미로 살아온 것 같습니다.
 
사회사업은 지식 중에서도 특히 방법지가 중요한데 보통은 보고서 양식에 최소한의 정보만 쓰고 실제 고급한 방법지는 기록으로 잘 남기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 알짜 정보는 대개 머릿속이나 개인 서랍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품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자세히 기록하고 아낌없이 나누었습니다. 이로써 청소년 활동가, 청소년 복지계를 깨우고 성장시켰거니와 품은 그보다 더 큰 유익을 얻었습니다. 동료와 공유하고 후배에게 가르쳐 주는 재미, 이는 소진되거나 타성에 젖지 않고 사회사업을 계속하는 비결입니다. 품의 20년 역사를 이어온 힘, 그 중 하나가 경험과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누리는 同樂바로 이것일 겁니다.
 
지식 공유의 제1법칙 : 지식을 공유하는 사람의 가치가 높아집니다. 유용한 지식을 공유, 확산시키는 사람이나 조직은 그 분야에서 곧 알려지고 인정받게 됩니다. 지식을 공유하는 사람이나 기관의 위상과 효용·가치가 높아지는 겁니다. 지식이 있어도 공유하지 않으면 누가 알아주겠습니까?
 
지식공유의 제2법칙 : 지식을 공유하는 사람이 성장합니다. 지식을 공유하는 사람은 지식의 옥석을 가릴 줄 알게 됩니다. 지식의 가치를 알아보고, 유용한 지식을 곧잘 찾아내게 됩니다. 또한 남에게 알려 주기 위해 정리하고 다듬어서 그렇게 공유한 지식은 더 오래 기억하고 더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만 알고 묻어 두는 지식은 썩어 없어지거나 효용이 곧 소멸되기 쉽습니다. 지식은 공유할수록 더 풍성해지고 더 정교해집니다. 공유한 그 사람이 더 성장하고 성숙해집니다. 공유하면 남들이 비판도 하고 격려도 하고 내용을 보태기도 하고 지적하기도 하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품 일꾼들은 품이 하는 일에 관하여 공부하고 적용하고 성찰하는, 지식과 경험과 철학을 모아 자료집을 만들었고 책을 만들어 왔습니다. 공부하고 생각하고 실천하되 그 공부와 생각과 실천을 기록, 공유·축적, 수정·보완해 왔습니다. 이것이 배운 사람의 사회사업이요, 생각하는 사람의 사회사업이요, 사회사업을 전공한 사람의 책임입니다. 소진되거나 타성에 젖지 않고 사회사업하는 비결입니다. 품의 역사에서 이것을 보았습니다.
 
 
 
4. 품은 청소년으로 하여금 인문학적 바탕을 기르고 우정을 쌓고 낭만을 누리게 했습니다.
인생의 단계마다 해야 할 과업이 있는 것처럼, 그때그때 누리고 즐겨야 할 몫이 있습니다. 학창시절이 아니면 하기 어려운 활동, 졸업하면 돈을 주고서도 살 수 없는 기회, 이때가 아니면 누리지 못할 낙, 이때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낭만과 행복이라면 지금 누려야 합니다. 청소년의 때, 학생의 때에 풍성하게 누려야 합니다.
 
품은 청소년으로 하여금 그런 추억과 낭만과 우정을 얻게 해 주었습니다. 학교와 동네 지역사회에서 평생의 자산이 될 경험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방방곡곡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마음껏 즐기고 누리게 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힘겨울 때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품으로 인해 행복했던 순간들, 꿈과 열정으로 뜨거웠던 시절, 이렇게 가슴 뭉클하고 설레는 추억들로써 다시 힘을 내고 웃을 수 있을 겁니다.
 
 
5. 바람
1) 청소년의 일상생활을 위주로 하기 바랍니다.
발전은 기본에 충실하고 마땅한 삶에 다가가는 노력이지, 무엇인가 새롭고 다르고 특별한 사업·방식을 좇는 게 아닙니다.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새롭고 특별한 것만을 찾으려 한다면 프로그램 기획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겁니다. 평소의 말과 행동, 인간관계, 일상생활을 바르게 아니하고서 재미있는 것, 새로운 것, 특별한 것을 탐닉한다면 그 결국이 어떠하겠습니까?
 
새롭고 특별한 일을 찾기보다는 일상, 기본에 다가가기 바랍니다. 옛것이든 새것이든, 독창적이든 모방적이든, 소위 전문적 활동이든 단순 활동이든, 다만 마땅함을 좇을 일입니다. 사회사업 초보자는 남들 다 하는 방식으로 하는 평범한 사업보다 새롭거나 특별한 일을 찾습니다. 다른 데는 없는 사업, 나만의 방식을 추구합니다. 사람들은 ~ 기발하다!’ 합니다.
사회사업 고수는 옛것이든 새것이든, 남과 다르든 같든, 다만 지금 이곳 이 상황에서의 마땅함을 좇아 행하되 평범한 일상으로 소박하게 복지를 이루게 합니다. 이와 같이 사회사업이, 그로써 이루어지는 복지가, 평범한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게 발전입니다.
 
2) A가 아닌 B, 이 문법을 벗어나기 바랍니다.
‘~이 아닌 ~’ 이런 말과 글을 너무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품이 전에 해 온 활동 내용과 방식도 귀합니다. 그건 그 나름대로 가치가 있습니다. 다른 기관 다른 활동가의 일도 그러합니다. 앞의 일을 부정하지 않고도 뒤의 일을 설명할 수 있기 바랍니다. 남의 일을 부정하지 않고도 품의 일을 설명할 수 있기 바랍니다.
품은 품 자체로 충분히 좋습니다. 품은 타자를 부정하지 않고도 설 수 있습니다. 품의 오늘은 과거를 부정하지 않고도 설 수 있습니다. 품이 그러하고 품의 일꾼들이 그러하고 품의 활동이 그러합니다. 적어도 품에서만큼은 과거는 과거대로 뜻이 있고 지금은 지금대로 뜻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품의 역사, 귀하고 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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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연(사회복지정보원)
사회사업가이다. 체계와 형식에 묶여있는 사회복지와 사회사업 실천의 역사를 송두리 째 흔들어 놓은 '도사'이다. 똑바른 사회사업가를 키워내고 대안적 사회복지 실천의 근거들을 닦아 놓았다. 품의 길을 지지하고 응원하기도 하지만 품을 비판하고 제안할 수 있는 올곧은 품의 스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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